무질서와 질서가 공존하는 인도.
남인도 여행 중 첸나이와 암불의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들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인도가 처음이었던 저는 인도의 많은 것들이 신기하기만 해서 연신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이미 많은 인도인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인도 친구들의 이상한 습관 같은 것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저로서는 인도 여행 후 그들을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허증 없는 운전, 안전 장비 없는 공사, 쉽게 설렁설렁 뭐 여하간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참 많았지만 인도여행 후 나름 그들의 법이 있고 그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직!! 남인도만 의 전통!!! 부의 신 락쉬미를 환영하는 랑골리 or 코람
인도에서 잠시 고아가 되어 암불의 길거리를 정처 없이 걸을 때가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신부와 신랑의 집으로 가고 그 바쁜 가운데 나를 잊어버리고 데리고 가지 않은 것이다.(친구의 결혼식 참여로 인도를 혼자 간 것이었다.) 친구의 집을 알 수가 없는 나로서는 호텔에서 이미 체크 아웃이 되어 있고 점심을 먹어야 했다. 다행히도 나의 핸드폰은 이미 인도의 심카드를 심은 상태였고 암불에서 유명한 음식인 비리아니를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구글 맵에서 평점이 좋은 비리 아니 집을 찾아 걸어가기 시작했다. 거리를 걸어가던 중 희고 큰 멧돼지를 발견한 현지인 아주머니는 영어를 못하지만 나에게 인사를 하며 어디서 왔는지 밥은 먹었는지를 물어봤다. 영어로 열심히 설명했지만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산 백돼지에게 친절을 베푼 감사한 마음을 사진으로 남겼다. 마침 아주머니가 가는 방향과 식당의 방향이 같아 계속해서 같이 걷고 주택가 지역이 나오자 아주머니는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나는 계속해서 남인도, 암불의 주택가를 걷고 있었으며 날씨가 매우 더워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집집마다 입구에 뭔가 분필로 그린 거 같은 문양의 그림이 있었다. 어떤 집은 빨간, 노란, 파란색이 섞여 있는 문양의 그림이기도 했고 어떤 집은 그냥 흰색 분필로 그린 문양 같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오직 남인도만의 전통으로 부녀자들이 집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는 의미와 재물의 신 '락쉬미'를 환영한다는 뜻으로 매일 쌀가루로 그리는 문양이라고 한다. 특별한 것은 남자들은 그릴 줄 모르며 오직 여자만이 이 문양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랑골리라고 부르며 타밀어로 코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비리아니의 고장 암불!!! 본고장에서 비리아니를 먹어보다!!
비리아니는 인도의 대표적인 쌀 요리로 향신료로 양념한 고기 또는 생선 등을 야채와 볶아 쌀과 함께 찌거나 볶지 않은 재료를 쌀과 함께 넣어 쪄서 만드는 스팀 음식이다. 우리나라로 생각한다면, 곤드레 나물밥(곤드레 나물밥은 강원도 정선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맛있다.), 콩나물 밥?, 은어밥?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나물대신 양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간 밥을 쪄서 만드는 그런 음식이다. 비리야니는 주로 다히(dahi, 요구르트), 처트니(chutney 히말라야애서도 먹을 수 있다. ), 라이타(raita), 코르마(korma)나 카레(curry커리는 음식이 아니라 향신료에 가깝다고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커리는 마살라? 라고 부르기도 한다. ), 삶은 계란, 샐러드 등을 곁들여 먹는다. 주로 나는 직장에서 급식으로 나오는 양고기 비리아니를 많이 먹었다.
암불 비리아니는 약간 시큼한 코코넛 카레인 달차와 파차디, 라이타(양파등 채소와 향신료를 넣은 요구르트 소스) 고수, 고추를 넣어 만들고 외국인도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향신료를 사용하고 고기의 양이 다른 도시의 비리아니보다 많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래된 사진기는 특히 양고기 비리아니를 매우 좋아했다. 여하간 오랫동안 걸어서 드디어 도착한 암불비리아니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는 테이블 8개 정도가 놓여 있는 작은 가게였고 여러 명의 인도인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인도 사람들은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비리아니에 각종 소스를 조물 거리며 입으로 가저 가고 있었다. 생전 살면서 처음 본 한국산 백돼지를 인도산 흑돼지가 맞이 하고 있었다. 나도 인터폴 적색수배 몽타주이지만 비리아니 사장님도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은 아니었다.
아저씨도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자리르 안내해 줬고 인도 음식은 언제나 나에게 양이 적었기 때문에 비리아니와 탄두리치킨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고 여러 가지 소스도 함께 나왔지만 "손으로 먹어야 되나.."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이틀 정도 손으로 음식을 먹은 나에게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지만 손에 양념 기름이 묻으면 손톱이 나중에 변색되는 게 싫어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인도 흑돼지 사장님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국산 백돼지에게 수저를 두 개나 가져다주었다!! 감사합니다!!! 흑돼지!!! 그러나!!! 그러나!!!!! 비리아니는 자고로 시원한 콜라와 함께 먹어야 제맛인데!!!! 콜라가 없다. 식당에서는 오직 생수만 있다. 아쉽지만 점심을 먹고 나면 편의점이 없는 이곳에서 생수를 사기 어려우므로 생수를 두 병이나 구매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비리아니를 먹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넉넉히 양고기를 넣어 주었고 탄두리치킨도 아주 잘 조리되었다.(인도에는 중식 일식 양식 모든 메뉴에 있다. 들은 이야기로는 양식은 영국 때문에 중식은 건설 노동자 또는 사업가, 관광객 때문에 있다고 한다.) 아침을 거른 나에게 역시 인도음식은 양이 많지 않았고 주문한 모든 음식을 먹었다. 한국산 백돼지의 방문에 놀랐고 또 그 많은 음식을 모두 먹은 백돼지를 신기하게 처다 보았다. 밥을 먹기 전 사진을 찍고 밥을 다 먹고 식당의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자기들도 사진을 찍어 달라며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나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에게 전해 줄 수도 없는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나와 인사하고 나는 다시 고아가 되어 암불의 거리를 걸어야 한다. 친구에게 내가 지금 고아가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친구는 기다려 달려고 했다!! (언젠가 이사진을 주려고 구글 검색을 다시 했지만 그사이 같은 이름의 매장이 늘어나 어디인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




롤스로이스가 부럽지 않은 인도의 자전거, 자연친화적 리사이클링
인도의 대표적인 이동수단은 오토릭샤?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전거가 많았다. 아무래도 오토릭샤는 합승이 많고 요금을 지불해야 하고 오토바이는 비싸고 차는 더 비싸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인도의 자전거는 한국의 예전 배달용 자전거를 많이 닮았지만 인도인들이 누군가? 색에 진심인 사람들 아닌가? 자전거도 알록달록 저마다 각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인도 여행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자전거 한대만으로 미소 지을 수 있는 인도 사람들에게 나 자신이 매우 불행해 보였다.
공터에서 노인과 조우하고 있는 자전거 청년을 보고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노인은 염소를 기르고 있었다. 몇 마리의 염소를 몰고 와서는 어딘가에 풀어놓자 염소들은 무엇인가를 먹기 시작했다. 그것은 음식점에서 사용하고 남은 바나나 잎 접시와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각종 종이로 된 쓰레기였다. 물론 비닐로 된 쓰레기도 있었지만 정말 신기하게 비닐은 염소들이 먹지 않았다. 염소들 주변으로 동네 강아지와 까마귀 등 동물들이 한판 재활용을 시작했다. 이 얼마나 친환경적인 시스템이 아니겠는가!!!! 수저나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고 접시는 어차피 바나나 잎이니 버리면 썩어 없어지거나 동네 목동이 염소의 먹이로 사용하고 음식물 찌꺼기는 까마귀와 강아지가 먹어 치운다. 이전에 말했듯이 인도는 자기들만의 법이 있다.





혼란의 교통 시스템
암불이 상대적으로 인도에서도 시골에 들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교통시스템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오토바이가 트럭옆을 정말 아슬아슬하게 칼치기를 하거나 알아보기도 힘든 신호드에 서고 가고를 반복하는 오토바이 무리들 그리고 양방향 도로인지 일방통행인지 구분 안 가는 자동차 운행, 모든 게 나에게는 매우 생경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작 현지인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나를 처다 보고는 했다. 친구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큰 도로로 나가기로 했다. 지나오면서 본 간디의 동상 앞에 서 있겠다고 했으나 간디 동상이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에 지난밤 묵었던 호텔 근처 큰 길가로 나와 있으면 자신의 친구가 오토바이를 타고 데리러 간다고 했다. 그렇다 내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두바이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나름 돈이 많은 인도인 친구였다. 거리를 걷다 보니 또 다른 누군가의 결혼식이 있었는지 웨딩카가 있었고 부부의 사진을 유리에 붙여 두고 차를 꽃으로 장식해 둔 차가 보였다. 인도도 영국의 영향을 받아 우핸들 차량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그렇게 신경 써 보지 않았던 전깃줄이 이곳저곳으로 뻗어 있어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전봇대가 사각이라서 혹시 여기도 뱀이 많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뱀이 사각기둥은 올라가지 못해서 뱀이 많은 곳에서는 전봇대를 사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말레이시아에서 들었다.



간디의 동상 앞에서 국제미아를 탈출하다!
인도 어디를 가도 간디의 동상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큰 길가를 걷다 보니 마침 간디 동상이 있는 곳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났다. 덩치에 비해서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나름 혼다, 비싸다) 나에게 한국에서 온 누구냐고 물어본 다음 정말 쿨하게 자신의 뒤에 타라고 했다. 나는 이 오토바이에 너와 내가 둘이 합쳐 170kg은 나가 보이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봤지만 인도 친구는 걱정하지 말라며 빨리 타라고 한다. 그리고는 혼돈의 도로를 내달린다. 그 친구가 나에게 뭐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봐서 일단 휴지를 사야 하고 수건을 사야 하며 커피가 마시고 싶다고 했다! 스타벅스나 커피숍이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했고 그는 먼저 나를 휴지를 사게 해 주겠다고 했다. 그는 혼돈의 도로를 지나 옷가게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래서 여기에 휴지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슈퍼에는 휴지가 없고 여기서 휴지와 수건 모두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휴지와 수건이 있었다. 웃겼다. 너무. 그러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스타벅스는 어떨까... 가까이에 커피숍이 있다며 그 친구는 나를 스타벅스로 데려간다고 했는데.... 결국 간 곳은 길거리에서 짜이를 만들어 주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암불에는 이곳이 짜이가 가장 맛있다며 나를 데리고 갔다. 물론 찾아보면 어딘가 커피숍이 있겠지만.. (없을 수도 있다. 짜이를 더 많이 마시니까..) 그 친구를 곤란하게 만들 수 없어 나는 짜이를 시원하게 마셨다(뜨겁다, 찬 거 없다.) 결국 나는 나중에 두바이로 돌아가기 위해서 첸나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일주일 만에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인도 여행을 시골로 간다면 커피를 꼭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사진 이야기 > 남인도 첸나이, 암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인도 여행. 남인도 힌두식 결혼 모습 (0) | 2023.02.04 |
---|---|
남인도여행, 첸나이 출발 - 암불도착, 인도의 2층기차! (4) | 2023.02.03 |
인도여행(남부 첸나이, 마하발리푸람, 인도거리) (0) | 2023.02.03 |
댓글